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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는 말되 늦지는 말아야되는 농사

아주 우연히 고향 친구로부터 150평가량 되는 밭농사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의받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선뜻해보기로 승낙을 했다. 숯가마일을 하는 친구가 밭농사까지 하려니 버겁다고 하소연도 하였고 그렇다고 밭을 놀릴 수도 없다고 하니 딱한 생각도 들고 몇 년 손을 놓은 주말농장 탓에 무료하기도 해서 덜컥 앞뒤 재보지도 않고 약조를 한 것이다. 집에와서 아내에게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니 그렇지 않아도 바쁜 사람이 무슨 농사냐며 펄쩍 뛰며 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한 번 내뱉은 말을 어찌 다시 뒤집을 수가 있겠는 가. 아내에게 일절 도와달라는 말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시작하게 된 농사는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겨울부터 미리 밭정리도 하고 밑거름도 내고 1년 농사를 계획해야 ..

곡물재배일기 2022.07.19

고엽

가을은 풍요로움과 조락이 오버랩되는 그런 계절이다. 한 해 농사를 수확하는 농부의 땀뒤로 빈 들녘에 쓸쓸함이 낙엽태우는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난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보다. 생물학적으로는 나무도 겨울을 준비하느라 불필요한 마른 잎새를 떨구고 최소한의 영양분으로 추위를 견디는 것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섭리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니 겨우살이 준비로 김장을 담그고 방한준비도 하면서 짧아지는 가을날을 분주히 보낸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시절에 단풍으로 우거진 산행을 떠나기도 하고 동문체육행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기도 한다. 사람으로 따지면 가을은 중년을 닮아있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갈무리하는 시기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길을 걸어가면서 저 나무처럼 내삶의 욕..

카테고리 없음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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