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는 말되 늦지는 말아야되는 농사
아주 우연히 고향 친구로부터 150평가량 되는 밭농사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의받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선뜻해보기로 승낙을 했다. 숯가마일을 하는 친구가 밭농사까지 하려니 버겁다고 하소연도 하였고 그렇다고 밭을 놀릴 수도 없다고 하니 딱한 생각도 들고 몇 년 손을 놓은 주말농장 탓에 무료하기도 해서 덜컥 앞뒤 재보지도 않고 약조를 한 것이다. 집에와서 아내에게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니 그렇지 않아도 바쁜 사람이 무슨 농사냐며 펄쩍 뛰며 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한 번 내뱉은 말을 어찌 다시 뒤집을 수가 있겠는 가. 아내에게 일절 도와달라는 말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시작하게 된 농사는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겨울부터 미리 밭정리도 하고 밑거름도 내고 1년 농사를 계획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