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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

카인과 아벨k 2019. 10. 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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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풍요로움과 조락이 오버랩되는 그런 계절이다. 한 해 농사를 수확하는 농부의 땀뒤로 빈 들녘에 쓸쓸함이 낙엽태우는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난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보다. 생물학적으로는 나무도 겨울을 준비하느라 불필요한 마른 잎새를 떨구고 최소한의 영양분으로 추위를 견디는 것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섭리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니 겨우살이 준비로 김장을 담그고 방한준비도 하면서 짧아지는 가을날을 분주히 보낸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시절에 단풍으로 우거진 산행을 떠나기도 하고 동문체육행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기도 한다. 사람으로 따지면 가을은 중년을 닮아있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갈무리하는 시기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길을 걸어가면서 저 나무처럼 내삶의 욕망의 무게를 덜어내고픈 생각도 들지만 여전히 삶의 무게는 만만치 않게 압박하곤 한다. 마음을 온전히 비우고 살아가는 자연인이 부러우면서도 그런 용기를 갖지 못하는것은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핑계를 댄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공수거의 인생이라지만 그래도 가족에게는 성실하고 믿음직한 아빠로 주위 사람들에게는 참성실한 사람이라는
묵시적인 인정을 받고 싶은것이 솔직한 속내이기도 하다.
가을은 깊어가고 나만의 상념도 하얗게 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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