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본다

남자들도 때로는 수다를 떨자

카인과 아벨k 2022. 7. 2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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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가부장적 권위주의 밑에서 자란 탓인지 "남자는 말이 많아도 안된다.", "잘 울어도 안된다" , " 부엌 근처에 가서도 안된다"는 여러 가지 묵시적인 환경에 익숙해져 자라다 보니 지금도 요리는 라면 끓이는 수준밖에는 되지 못한다. 맞벌이 부부면서 늦둥이 막내딸을 두었는 데 주말에 엄마가 없으면 "아빠, 라면 먹자"며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아니 엄마는 잘해주지 않는 요리를 은근히 요구하곤 한다. 눈치가 9단이다. 요리를 잘하면 몸에 더 좋은 것도 해주고 싶은 데 나름 레시피라고 요리를 해보면 국적불문의 이상한 퓨전요리가 되어 식구들 누구 하나 한 번 수저를 대곤 쳐다보지 않으니 요즘 남자로서는 자격미달이다. 그나마 아내가 잘 봐주는 것은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타고난 식성과 늘 감사하게 먹는 깍듯한 예의 정도 일 것 같다. 식탁에서 우리 가족은 대화가 참 많다. 그날의 소소한 일상이든 고민이든 터놓고 얘기하길 좋아하니 소통은 점수로 따져 만점이다. 그 점은 내가 생각해도 참 좋은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조용하고 엄숙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나는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선호한다. 과묵하고 무게 있는 그런 남자보다 다정다감하게 때론 친구 같은 남편이 되어 와인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수다 아닌 수다를 떠는 것도 자못 유쾌한 일이 된다. 이제부터는 남자들도 수다를 좀 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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